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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다이어리] 탐라도서를 추억 따윈 하고 싶지 않아!
등록인 : 앙크 |

나는 마케터야(혹은 아닌지도 모르고). 마케터가 뭐냐구? 사실, 나도 잘 몰라. 이제부터 알아가는 수밖에...
총판, 밴더, 오픈마켓, 납품업체... 이런 생소한 말을 어떻게 이해하면서 일해야 할지 모르겠어. 앞날이 참 깜깜해. 마케터는 출판 유통을 이해해야 돼. 그리고 우리 책이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지도 연구해야 해. 이런 것들 잘하기는커녕 이해나 할 수 있을까 몰라. 어쨌든 이제부터 조금씩 이해해 봐야겠지.

외근을 나갔어. 서점으로 말이야. 마케터는 서점에서 매대에 우리 책이 잘 진열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 하거든. 그래서 팀장님과 함께 서점을 찾아갔지. 
일산 태영문고에 갔어. 참 깨끗하고 책들이 환해 보이더라. 우리 책은? 요기저기... 우리 책이 발견될 때마다 참 반가웠어.  


태영문고_ddstone1994
         

우리 출판사의 자랑 <노빈손> 시리즈가 진열되어 있어! 저기도! 벽에 <노빈손>이 걸려 있어! 이렇게 책이 잘 진열되어 있어야 서점을 찾은 사람들이 우리 책에 관심을 갖고 사게 되나 봐. 독자들이 우리 책을 잘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게 마케터의 역할이기도 하고. 
이번에는 일산 정글북에 갔어. TV 드라마도 이곳에서 많이 찍었대. 그런데 여긴 좀 한적하더라. 
        
 
여기도 한때 사람들이 북적대던 일산에서 유명한 대형서점이었대. 하지만 주변에 다른 대형서점들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게 되었나 봐. 참 아쉬운 일이지?

각 지역마다 유명 대형서점이 있었어. 그 지역 사람들이 추억이 담긴 그런 곳이야. 그런데 더 큰 서점들이 생기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거 같아.

나도 내 고향에서 어릴 적 찾아가던 서점이 있었어(물론 책을 잘 안 읽어서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바로‘탐라도서’라는 서점이야. 그곳에서 책을 사고, 책을 봤던 기억이 나. 내게는 소중한 기억이 있는 곳이지. 나 말고도 우리 고향 사람 모두 그곳을 기억하고, 잘 알고 있어. 택시를 타고 “탐라도서 앞이요” 하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니까 말이야. 
다행히 아직 우리 고향에는 ‘탐라도서’보다 더 큰 서점은 생기지 않았어. 그래서 우리 고향 사람들은 과거의 장소로 추억하지 않고, 지금의 장소로 기억할 수 있어. 
하지만 머지않아 더 큰 서점이 생기면, 나에게 ‘탐라도서’는 추억의 장소로만 남을 수도 있어.

왜 우리 주변에서는 명소였던 서점들이 점점 사라지는 걸까? 
우리가 점점 더 큰 것에만 집착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아, 이곳도 참 커! 그렇지만 더 큰 곳이 생겨버리면, 아, 저곳은 참 작아! 그러는 것 같아. 
사실 우리가 더 큰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때문인 듯싶어. 나는 여기에 만족하고 싶은데, 더 큰 곳을 보라고 주변에서 자꾸 커다란 곳들이 생겨버리잖아. 
  


 
 
우리나라 건설사가 참여해서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지었다는 뉴스를 봤어. 그런데 나는 참 자랑스럽지가 않더라. 그렇게 크게만 만들어서 뭐하려는 걸까? 더 높게, 더 높게 짓다가 결국에는 ‘카린 탑’에라도 도달하려나 봐.
 
사실 지구는 크기도 하지만 그리 크지 않기도 해. 점점 더 높고, 점점 더 큰 것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지구는 더 이상 커지지 않고 그대로야. 이러다간 지구가 팽창되어서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질까 두려워.
지구가 정말 큰일 났어.
 
 
 


아무튼 나는 말이야! ‘탐라도서’를 추억 따윈 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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