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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만든 천민, 하늘이 내린 재인 - 조선의 거리예술단 남사당패
등록인 : 어드민 |

거리를 지나다 보면 종종 길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노래나 춤, 재밌는 이야기 등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두는 이들.

덕분에 일상의 피로와 고단함을 놓아두고 잠시나마 그 흥겨움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 단대신문

 

조선 시대에도 고된 세상살이 속에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던

길거리 예술단이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끝없이 되풀이되는 힘겨운 농사일과 집안일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

잠시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시름을 잊게 하고 흥을 돋워 주던 놀이패.

바로 조선의 거리 공연단 남사당패입니다.

남사당패는 조선 후기,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노래와 춤, 풍물 연주 등

갖가지 재주를 부렸던 놀이패입니다. 몇 해 전 영화 <왕의 남자>로 주목을 받았었죠.

아시다시피 남사당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팔고 재주를 팔아서 먹고 살던

조선의 가장 천한 신분 광대였습니다.

이렇다 할 보수 없이 그저 밥 한 그릇, 몸 뉘일 작은 자리만 내어 주면

다리가 부러져라 허리가 휘어져라 있는 힘을 다해 놀아 주던 남사당패.

가슴에 가득한 애환을 타고 놀며 아픔을 삭이고 기쁨을 배로 키웠던

흥 많고 정 많았던 남사당패.

특별한 공연장 없이 뛰놀 수 있는 자리만 있으면 그곳이 바로 무대가 되고,

초청한 손님들 없이 오다가다 지켜봐 줄 사람만 있으면 그들이 바로 관객이 되었던

남사당패의 놀이는 여섯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지금부터 한바탕 구경해 볼까요?

 


ⓒ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첫째 놀이는 풍물입니다.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 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해요.

풍물놀이는 꽹과리, 장구, 북, 징, 소고, 태평소 등을 가지고 하는 일종의 농악으로 30여 명의 사람들이 공연을 펼치죠.

하지만 농악과 달리 무동을 던지고 노는 무동놀이, 진을 짜고 노는 진풀이, 상모를 돌리며 노는 상모놀이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공연이 이뤄집니다.

 

ⓒ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둘째 놀이는 버나입니다.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체를 돌리기 쉽도록 만든 걸 버나라고 하는데요.

이 버나를 돌리며 노는 공연을 말합니다. 재담을 주고받으면서 담뱃대나 긴 나무를 가지고 버나를 돌리는데,

하늘을 뚫을 듯 높이 던져서 받기도 하고 입으로 물어 돌리기도 하고, 위태위태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죠.

 

ⓒ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셋째 놀이는 살판입니다. 오늘날 비보이들이 하는 텀블링을 연상시키는 갖가지 묘기를 보여요.

살판이라는 말은 ‘잘 하면 살 판이요 못 하면 죽을 판’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앞곤두, 뒷곤두, 번개곤두, 자반뒤집기 등을 여러 동작을 자유자재로 뛰는데, 놀라운 재주도 재주지만

그 안에서 살판쇠(땅재주꾼)와 매호씨(어릿광대)가 주고받는 재담이 또 아주 익살스럽답니다.

 


ⓒ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넷째 놀이는 어름이에요. 어름은 줄타기 곡예로,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걷듯이 어렵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죠.

줄타기를 하는 사람을 ‘어름산이’라고 부르는데, 어름산이는 높은 줄 위에서 아슬아슬 떨어질 듯 줄을 타며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다섯째 놀이는 덧뵈기입니다. 덧뵈기는 ‘탈을 쓰고 덧본다’라는 뜻으로 일종의 탈춤놀이를 말해요.

샌님·노친네·취발이·말뚝이·피조리·꺽쇠·장쇠 등의 탈을 쓰고, 재담, 춤사위, 연희 등 해학적인 풍자와 유쾌한 만담을 풀며

마당을 펼칩니다.


ⓒ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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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놀이는 덜미예요. ‘목덜미 혹은 뒷덜미를 쥐고 노는 인형놀이’라는 뜻으로 유래된 말이래요.

덜미는 남사당놀이의 마지막 순서이며 한국에 하나뿐인 민속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이랍니다.


이렇게 남사당패의 여섯 가지 놀이는 대략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3∼4시까지 이어져 총 6∼7시간을 공연했다고 해요.

하루 종일 쉼 없이 일한 마을 사람들에게 낮동안의 고단함을 풀 수 있도록 웃고 떠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거죠.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양반에게 당한 수모, 오랜 가난의 상처, 고된 노동의 스트레스 등을

남사당패에게 풀어 버렸고요.

그 맺힌 마음 한바탕 놀이판 속에 다 풀어 버리고, 다시금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어냈던 겁니다.

그렇게 남사당패는 자신들 역시 고되고 험난한 삶을 살면서 고통받는 백성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들은 비록 사회가 만든 가장 천한 신분이었지만, 과연 이들이 가진 열정과 재능까지 천하다 말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동화가 6월 21일 출간됩니다.

조선 후기 세도정치와 민란으로 황량했던 시절, 그 쓸쓸한 들판에 풍악을 울렸던 남사당패.

그와 함께 팔도를 유랑했던 남사당 소년 조막이의 가슴 찡한 성장기가 담긴 작품이에요.

남사당패의 놀이판이 그려지고, 민중의 흥과 애환과 느껴지는 고학년 창작동화 <남사당 조막이>

앞으로 조막이가 만들어 내는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종종 블로그에 놀러올게요. 기다려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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