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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편집장님은 안녕하십니까?
등록인 : 어드민 |

한때 신비주의를 표방했던 얼뜨기 편집장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정말 거기 나오는 편집장처럼 서류 집어던지고 무섭게 그래요?”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아니오! 에이, 안 그래요”라고 볼까지 붉혀 가며 대답했습니다.

겸손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속마음은 ‘그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줄 아세요?’였으니까요.

 

 

 

 

 


웬만한 능력과 자신감을 갖지 않고서야, 그런 포스가 뿜어져 나오겠어요?

결제판을 집어던진다고요? 낮술로 막걸리 두 대 정도 받아 마셔도 못할 거 같습니다.

 

 


최근 <반짝반짝 빛나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전국노래자랑에 나간 엄마라도 보는 것처럼 손가락이 오글거려 쳐다볼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함께 티비를 보던 우리 집 장남 왈,

“이 드라마는 너무 현실성이 없어!”

“왜? 뭘 알고 하는 소리야?”

퉁명스럽게 제가 대답합니다.

“저렇게 샤랄라하게 입고 다니는 출판사 직원이 어딨냐? 내 평생 니가 저렇게 입고 출근하는 거 한 번을 못 봤는데.”

“푸헉!”


아닌 게 아니라 이 드라마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에겐 너무 현실성이 없는 드라마입니다.

 

 

송편집장님은 가지런히 깎인 연필들이 얌전히 꽂혀 있는 책상 위에서 늘 야근을 합니다.


 

 


 

마치 토네이도가 쓸고 간 버지니아 주마냥 초토화된 제 책상. 이 원고들이 언젠가는 저를 덮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송편집장님은 맞춤법은 물론, 오른 강이 오른쪽 강인지, 원래 강 이름이 오른인지 원서를 안 보고도 척척 잡아내시더군요.


“'그중' 띄는 거 아니었어? 아, 나 '그중'이랑 '후'랑 띄어쓰기 만날 헷갈려…….”

오늘도 구차한 변명 하나 추가요!

10년을 봐도 교정, 교열은 늘 헷갈리고 어렵습니다. 전 언제쯤 생활의 달인이 될까요?

 

 

송편집장님은 원칙을 중시하는 분이시더군요.

원칙 정말 중요합니다.

오늘 아침 한 후배가 물었습니다.

“외국 원작을 인용하려고 하는데요, 에이전트에게 물어보니까 그냥 쓰라고 하는 거 있죠? 어떻게 해야 해요?”

“그냥 쓰면 되지.”

“그런 게 어딨어요? 원작자의 동의를 받아야죠. 도대체 이 시대의 도덕과 양심은 어디 갔나요?”

저는 그저 남보다 아주 쪼금 더 융통성이 많은 사람일 뿐입니다.



“이거 광고비가 얼마지?”

사장님이 업무보고서를 들여다보시며 묻습니다.

‘아, 그게 얼마였더라…….’

사장님이 안타까운 눈초리로 쳐다보십니다.

“편집장은 비용을 꿰고 있어야 한다구!”

(저 요즘에 집 전화번호도 깜빡깜빡 하는걸요…….)



오후 회의시간,

“3시에 하기로 했잖아요.”

헐레벌떡 들어온 마케팅팀장이 타박을 놓습니다.

“아, 미안해. 아직 안 온 사람이 있고, 저자랑 잠깐 미팅 중인 사람이 있어서 4시에 하기로 했어.”(깜빡했다!)

 

 

 

카리스마는 개나 줘버려야겠습니다!

 

 

“우리 회사에도 송편 같은 사람 있으면 좋겠지?”

요즘 한창 송편앓이를 하고 있는 디자인실장에게 물었습니다.

“에이, 싫어요.”

(칫! 마음에 없는 소리!)

“왜에?”

“만날 회사에서 신경질 내잖아요.”

괜히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댁의 편집장님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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